(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만성 소화 장애인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셀리악병은 밀, 호밀, 보리에 들어있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gluten)에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설사, 복통, 피로, 체중감소, 빈혈,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의대의 미건 콘로이 역학 교수 연구팀이 약 50만 명(40~69세)의 유전, 생활 습관, 건강정보가 수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입원, 사망 자료를 통해 12년 이상 추적했다.
연구 기간에 약 4만1천 명이 심장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 중 220명이 셀리악병 환자였다.
연간 심장질환 발생률은 셀리악병이 없는 사람이 1천 명 중 7.4명, 셀리악병이 있는 사람은 1천 명 중 9명꼴이었다.
다시 말하면 셀리악병 환자는 심장질환 위험이 셀리악병이 없는 사람보다 27% 높다는 의미다.
셀리악병 유병 기간이 길수록 이러한 심장질환 위험은 더 커졌다.
셀리악병 유병 기간이 10년 미만인 사람은 심장질환 위험이 30%, 유병 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은 34% 높았다.
그러나 셀리악병 환자들은 과체중,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같은 심장질환 위험 요인은 오히려 적었다.
흡연, 신체 활동, 총콜레스테롤, 당뇨병, 혈압, 체질량 지수(BMI: body mass index) 등 심장 건강과 관련된 항목들을 중심으로 위험 점수를 매겼을 때 셀리악병 환자가 오히려 셀리악병이 없는 사람보다 성적이 양호했다.
그런데 셀리악병이 있으면서 심장질환 위험 점수가 양호한 사람은 셀리악병이 없고 심장질환 위험 점수가 양호한 사람보다 심장질환 발병률이 60% 높았다.
이에 대해 뉴욕 컬럼비아 대학 셀리악병 센터의 피커 그린 소장은 셀리악병 같은 자가면역 질환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이 심장질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셀리악병 환자는 또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부족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이 밖에 글루텐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려는 것이 도리어 셀리악병 환자에게는 '양날의 칼'(double-edged sword)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심장 건강에 좋은 통곡물(whole grain)을 외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기사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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