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2조원 이상의 흑자를 보여 2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건보 곳간에 쌓아놓은 누적 적립금도 2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건보 재정 당기수지는 적어도 2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건보 수입과 지출 규모 등 구체적인 재정수지 현황은 2월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앞서 건보재정 수지는 2018년 1천778억원, 2019년 2조8천243억원, 2020년 3천531억원 등의 당기 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전임 정부에서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등 의학적으로 필요하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로 지출이 줄어 2조8천22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흑자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낮춰주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을 9월부터 시행하면서 보험료 수입 증가율이 둔화한 상황에서 이룬 흑자여서 눈길을 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의료 이용이 정상화하지 않아 보험급여로 나간 지출이 수입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2년 연속 흑자 덕분에 건보 누적 적립금이 적게 잡아도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돼 건보 재정이 안정적인 편이다.
지급 준비금으로도 불리는 적립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을 충당하거나 단기 유동성 악화로 지출할 현금이 모자랄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건보재정은 당분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앞날이 밝지는 않다.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해마다 2조800억원 정도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급변으로 돈 낼 사람이 급격히 줄고, 보험 혜택을 받을 사람은 크게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2030년 중기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지출은 2024년 106조9천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후 2025년 118조5천억원, 2028년 144조5천억원, 2030년 164조1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연평균 증가율은 8.1%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건보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7.2%에 그쳐 지출 증가율보다 0.9%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건보 당기 수지 적자 규모는 2024년 4조8천억원, 2025년 7조2천억원, 2028년 8조4천억원, 2030년 13조5천억원 등으로 갈수록 커진다.
복지부는 건보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재정 누수 항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지출 합리화에 나서기로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고령화로 의료 수요와 지출이 늘어나는 등 보험료 압박 요인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압박을 조금 낮추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자 과잉진료나 의료쇼핑 등 부적정 이용 사례를 관리하는 등 건보의 지속 가능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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