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연구진, 암 유발인자 '초고속 포착' 기술 개발
국어사전과 같은 '정보 색인법'으로 속도 10배 높여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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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 16:29 | 최종 수정 2022.12.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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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는 암 유발 인자를 기존 국내외 기술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22일 밝혔다.
한양대에 따르면 이 학교 생명과학과 남진우 교수 연구팀이 초고속·고정밀 암 유전체 분석 기술인 '에칭'(ETCHING)을 개발했다.
'에칭'은 '염색체 구조변이와 융합유전자에 대한 효율적 예측'(Efficient prediction of chromosomal rearragngemnt and fusion-gene)이라는 표현을 줄인 조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없는 세계 각국 1천명의 유전체를 'K-mer'라는 핵산 문자열 형태로 풀어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그 뒤 검사를 받는 사람의 유전체를 같은 문자열 형태로 변환해 정상인과 빠르게 대조함으로써 암세포를 포착할 수 있도록 '자료구조'(data structure)를 만들었다. 자료구조는 효율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보 색인법'이다.
이전엔 이런 방식 없이 검사받는 사람의 유전체를 표준 유전체(reference genome)와 일일이 대조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남 교수는 "자료구조는 국어사전의 색인법과 유사하다"며 "지금까지 정리가 안 된 사전에서 단어를 찾아야 했다면, 우리 팀은 단어를 '가나다·아야어여' 순으로 배열해 암 유발 인자를 찾아내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에칭 기술을 쓰면 특히 융합유전자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융합유전자란 많이 발현될수록 몸에 좋은 유전자에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결합한 것으로 일반 암 유전자보다 발견이 어려워 암 표적 치료의 관건이다.
이 기술은 신체 조직을 떼어내는 대신 혈액을 분석해 암 유전체 구조변이를 찾는 검사 방식인 액체 생검(liquid biopsy)의 정확도도 높여준다. 혈액에는 암 유전체가 매우 적은 양만 담겨있어 기존에는 정확한 검사가 어려웠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의공학 저널'(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2월호에 실렸다.
<기사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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