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내볼만한 연극, 스카팽’
- 품위 있는 재미 - 연극 속에 섞인 마임 - 천재일우의 다이어트 기회, 110분 내내 찜질방
임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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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09:55 | 최종 수정 2019.09.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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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몰리에르
각색·연출: 임도완
출연: 성원(몰리에르), 이중현(스카팽), 김한(제롱트), 양서빈(아르강트), 이호철(옥타브), 임준식(레앙드로), 강해진(이아상트), 박가령(제르비네트), 박경주(실베스트르), 이수미(네린느)
스탭: 정승호(무대), 신호(조명), 유미양(의상), 김요찬(음악), 채송화(분장), 김소연(소품), 박경훈(음향)
태풍 링링이 센바람을 몰고 오던 때, 국립극단에서 고전인 몰리에르의 작품, 희극 스카팽을 무대에 올렸다. 스카팽은 17세기 몰리에르의 풍자와 위트에 현대적 상황을 가미해, 국립극단 배우들의 연기로 품위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원작, 배우, 연출가, 게다가 공연 장소인 명동예술극장까지, 가히 태풍급 위력을 보여줄 연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카팽은 10명의 배우가 말보다 강한 움직임을 틈틈이 섞어가며 연기를 한다. 한국 신체극의 새로운 길을 연 연출가로 평가 받는 임도완 연출가의 독특한 연출 때문이다. 임도완 연출가는 스카팽의 각색까지 맡았는데, 마치 배우이자 극작가였던 몰리에르를 존중하듯, 몰리에르 역의 성원은 극 속에서 배우와 극작가의 역을 동시에 표현한다. 또한 힙합 등의 노래와 김요찬 음악 감독이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을 가미해 경쾌한 뮤지컬의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 원작의 두 아버지를 각각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바꾸어 "꼭 남자만 권위적인 사람이 될 필요는 없잖아!"라고 말하는 듯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국립극단 소속 10명의 배우가 꽉 채운 110분간의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배우는 찜질방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스펀지로 만든 뚱뚱한 몸을 입고 연기하는 김한 배우이다. 레앙드르의 아버지인 제롱뜨 역의 김한 배우는 이 역할을 하며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는 후문이다. 또 그가 무대로 나왔을 때 대사를 잊은 듯 한 연기를 하는데 '이건 연기'라는 공들인 표현들을 흘려버린 사람들에게는 억울한 소리를 들을 것 같다.
9월 29일까지 계속되는 재미있고 독특한 연극 스카팽이 연극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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